단순 반복 업무를 없애보기로 했다. (feat. Zapier)

Zapier을 통해 단순 반복 업무를 없앤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한다.

1. Intro

나는 지식근로자다. B2B SaaS 회사인 레몬베이스에서 세일즈를 담당하며, 어떻게 하면 우리의 가치를 고객에게 더 잘 전달할지 고민하는 게 내 일이다. 그런데 단순 반복 업무가 너무 많다.. 고객만 생각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육체노동자가 된 기분이다. 단순히 시간만 쓰는 게 아니다. 누락이라도 되면 문제가 생기고 스트레스까지 받는다. 이래선 안 된다. 단순 반복 업무를 없애보기로 했다.

하지만 비개발자에게 자동화의 벽은 높기만 하다. 자동화를 위해 코딩부터 배우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다행히도 이런 우리를 위해 코딩을 몰라도 자동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가 존재한다.


2. Zapier

Zapier는 구글 스프레드시트, 슬랙, 노션 등 5,000개가 넘는 서비스를 내가 정한 규칙에 따라 연결한 뒤 특정 트리거에 따라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을 할 수 있다.

코드 작성은 필요 없다. Zapier에서 화면을 보면서 트리거(Trigger), 액션(Action)만 설정해주면 된다. 멋지지 않은가?


트리거와 액션을 설정하는 화면


3. 자동화 결과

가장 자주 발생하고 과정이 많았던 업무 두 가지를 우선 자동화했다.

무료 체험 신청 처리

고객 미팅 준비

이 두 가지 자동화를 통해 우리 팀은 주에 200분 이상의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또한 누락 가능성이 현저히 줄었고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우리 사업이 더 커질수록 비례해 증가하는 반복 업무였기 때문에 효용은 계속해서 더 커질 것이다.


신청 접수 시 자동으로 중복 체크 후 Slack 메시지 전송


4. 노하우 공유

Zapier가 코딩에 비해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절대적으로 쉬운 툴은 아니다. 특히 자동화 로직이 복잡하고 여러 서비스를 연결할수록 어려워진다.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네 가지 노하우를 공유한다.


1. 프로그래밍이라고 생각해라

코드를 직접 입력하지는 않지만, 이것도 하나의 프로그래밍이다. 따라서 로직이 명확하지 않거나 데이터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는다면 자동화를 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 자동화가 시작될지(Trigger), 각 단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데이터들이 있어야 하는지 등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팅룸 예약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캘린더에 해당 미팅룸 일정을 자동으로 잡고 싶다면, 예약 신청서에 미팅룸의 이름을 동일하게 제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만약 사람들이 동일한 미팅룸을 다른 이름(ex. 1번 미팅룸, 미팅룸 1번)으로 신청할 수 있게 돼 있다면 같은 시간에 동일한 미팅룸이 신청되는 문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중복 체크 기획 시 작성했던 로직 초안


2. 액션은 매우 세분화 된 처리 단위이다

Zapier에서 하나의 처리 단위를 액션(Action)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더 세분화 돼 있다. 예를 들어 슬랙에 특정 사람을 태그해서 메시지를 보내는 작업을 1개의 액션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Zapier는 2개의 액션으로 처리한다.

이런 식으로 액션의 개념 자체가 세분화 돼 있기 때문에 로직을 설계할 때 최대한 세분화해서 설계해야 한다.


3. 액션의 순서가 중요하다

Zapier 액션에는 순서가 있다. 앞에서 실행된 액션의 결과를 뒤에 있는 액션들이 이용하는 구조이다. 위에 슬랙 메시지 전송 예시로 설명하겠다. 누군가를 태그해서 보내고 싶다면 사람을 찾는 걸 무조건 먼저 해야 한다. 만약 아래와 같은 순서로 만들면 태그가 포함된 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

또한 액션 순서는 만들고 나면 변경이 안 돼 순서가 잘 못 되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순서를 잘 고려하자.


순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달라진다


4. 데이터 타입을 주의해라

엑셀에서 날짜가 있어 계산했는데 ‘해당 셀에 입력된 값은 텍스트라 계산이 안 된다’라며 오류가 난 경험이 있는가? 우리 눈에는 날짜로 보이지만 엑셀에서 날짜로 인식하는 형태와 차이가 있어 발생하는 문제이다. Zapier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캘린더에 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날짜 정보가 필요한데 이때 입력되는 정보가 날짜처럼 보이지만 Zapier에서 텍스트로 인식하고 있을 수 있다. 테스트해서 오류가 난다면 Zapier Formatter을 이용해 날짜로 바꿔줘야 한다.

특히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할 때 서비스별로 요구하는 날짜의 형태가 다른 경우도 많아 각 서비스에서 요구하는 형태로 맞추는 작업을 해야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요일, 일, 월, 년, 시간 형태를 년-월-일 형태로 변경


5. 시도해보자

업무일 기준으로 하루에 10분을 아끼면 한 달에 200분, 일 년이면 2,400분을 아낄 수 있다. 시간으로 따지면 일 년에 40시간이다. 시도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은가?

Zapier 기본 기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복잡하지 않은 것부터 시도해보자. 실제로 무언가를 자동화할 때 다시 한번 이 글을 참고해라. 단순 반복 작업 없는 더 생산성 높은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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