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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발자가 사내 SQL스터디를 진행해봤습니다
1. 독학
몇 년 전부터 SQL이 대세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엑셀처럼 기본으로 배워야 할 것 같았다.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시작했다. 책, 영상, 인터넷 자료를 보며 기본을 익혔다. 실제 업무에 적용하며 익숙해졌다. 그렇게 원하는 데이터는 어떻게든 뽑아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2. 수강생 모집
회사에 SQL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걸 알게 됐다. 종종 데이터를 뽑아줄 때가 있는데, 그때 ‘이 정도는 직접 하는 게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수업을 해보기로 했다. (뽑아주기 귀찮아서는 아님!)
모집 공고를 냈고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엔지니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직원이 수강하게 됐다. 일이 커졌다.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었다.
3. 강의 준비
1:1로 와이프를 알려준 적은 있지만 이렇게 여러 명(총 8명)을 교육해 본 적은 없었다. 다들 잠까지 줄이며 일찍 출근해 듣는 거라 더 잘 준비하고 싶었다.
우선 설문을 통해 현재 수준을 파악했다. 다행히(?) 다들 SQL 경험이 거의 없어 동일한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완전 기초부터 SQL의 꽃인 JOIN까지는 맛볼 수 있도록 수업을 계획했다. 이렇게 주 1회, 총 4주(마지막 주 시험)의 커리큘럼이 완성됐다.
수준 파악하며 같이 물어본 질문
4. 첫 수업
‘이 수업을 들어도 여러분이 원하는 데이터는 (아마도) 뽑아 볼 수 없을 겁니다.’
위 말로 첫 수업을 시작했다. 실제로 4주 수업만으로 쿼리를 잘 다룰 순 없다. 내 목표는 쿼리를 배웠을 때 어떤 가능성이 생기는지를 알려주고,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요즘은 워낙 자료가 많아 흥미만 있다면 필요한 정보를 찾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을 듣는 동료들도 처음 맨트에 살짝 당황했지만, 목표에 공감하고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5. 수업 방식
몇 가지 명령어를 알려주고 해당 명령어로 뽑을 수 있는 데이터를 문장으로 보여줬다. 예를 들어 SELECT, FROM과 ORDER BY를 알려줬다면 ‘최근 가입한 순서로 회원 정렬하기’라는 문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에 이 문장을 쿼리로 작성하는 법을 알려주고 유사한 문장을 직접 쿼리로 바꿔보게 했다. 실제로 데이터를 뽑을 때도 아이디어를 문장으로 만들고 이를 쿼리로 바꾸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약간 더 난이도가 높은, 아직 배우지 않은 명령어가 포함된 문장을 쿼리로 바꾸는 숙제를 매주 냈다. 배우지 않은 명령어를 써야 하는 경우는 어떤 명령어를 써야 하는지 알려줬다. 이를 통해 검색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쌓길 바랬다.
6. 수업 평가
4주간의 수업이 끝났다. 동료들도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높은 출석률을 보여줘 잘 끝낼 수 있었다. (JOIN 배우다 많이 그만둘뻔 했지만..) 수업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고 싶어 설문을 돌렸다. 추천 점수, 적정 수업료, 이유를 물어봤다.
평균 추천 점수 9.75점, 적정 수업료 12만원으로 매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동료들이 후하게 준 것 같다) 주요 이유로는 ‘설명이 쉬웠음’, ‘현실적인 예제’, ‘실습 위주 수업 + 예습, 복습’, ‘데이터에 흥미 생김’ 등이 있었다.
1타 강사가 됐다.
7. 마무리
보람찼다. 오랜만에 가르침에서 얻는 즐거움을 크게 느꼈다.
동료들이 쿼리를 익히며 새로운 가능성을 알게 되고, 동기부여 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좋았다. 실제로 수업 이후에 직접 쿼리를 만들어 원하는 데이터를 뽑는 동료들도 생겨났다.
항상 그렇다. 시작할 때는 귀찮은데 하고 나면 좋다. 그동안 새로운 동료도 많이 늘었는데 기회가 되면 SQL 스터디를 다시 한번 진행해야겠다. (그때는 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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